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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좋은 글이란 휘황찬란한 불빛을 뿜어내는 고층 빌딩을 우러러 보는 것처럼 읽는 사람들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아담한 집의 따뜻한 불빛 아래에서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하루의 일과를 서로 나누며 하하, 호호 웃음꽃 피우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2022. 1. 21.
우리 집에 온 산타 우리 집에 온 산타 올해 크리스마엔 산타할아버지께 무슨 선물을 사달라고 할까? 이것저것 생각해 보다, 마트에서 분홍색 꽃반지를 보았어요. “ 와, 예쁘다. 산타할아버지께 이 반지 사달라고 해야지.” 잠자리에 들기 전 삐뚤빼뚤 글씨로 쓴 편지를 선물 주머니에 넣고 잠이 들었어요. 난 크리스마스가 다가 올수록 잠이 푹 오지 않았어요. 산타할아버지를 보고 싶은 마음에 잠에서 몇 번이나 깼어요. 그날은 이불에 오줌 누는 꿈을 꾸고 놀래 깼어요. 다행히 옷이 젖지 않았지요 다시 잠이 들랑말랑 할 때 였어요. 내 방문이 스르륵 열렸지요. 분명히 누군가가 내 방으로 들어왔어요. ‘산타할아버지인가?’ 갑자기 내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어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긴 머리에 안경 낀 우리 엄마인걸요. 엄마는 선물 주머니에 무.. 2022. 1. 21.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있잖아요,비밀이예요. 우리 엄마는 나보다 형을 더 사랑해요. 하루에 형 이름을 더 많이 불러주는 걸 보면 틀림없어요. 형을 더 많이 챙겨주는 걸 보면 틀림없어요. “엄마, 오늘 어린이집 가기 싫어.” 엄마 품에 포옥 안겨 떼를 써보아요. “어린이집 갔다오면 엄마랑 숨바꼭질도 하고 스티커 붙이기도 하고 놀이터 가서 시소도 타자.” “정말?” 엄마는 내 볼에 뽀뽀해주셔요. “그럼 엄마, 나 어린이집 금방 갔다올게. 엄마, 집에 꼼짝말고 있어야 해.” “알았어요.” 엄마의 햇살보다 따스한 눈빛이 내 마음을 녹여요. “엄마, 뭐부터 하고 놀까?” 어린이집 버스에서 내려, 기다리고 있는 엄마 손을 꼬옥 잡으며 물어봐요. “어쩌지? 오늘 형아 학원 숙제 봐줘야 해.” “나랑 놀기로 했잖아.” “형아가 숙제 안 해가.. 2022. 1. 20.
도망 간 유령 난 어둠이 무서워요. 특히 밤에 자려고 누우면 캄캄한 방이 공포체험장처럼 느껴져요. “엄마, 불 켜주세요.” “너무 밝으면 잠이 안 올텐데” “괜찮아요. 어두우면 더 무서워 잠이 안 와요.” 나의 밝게 자는 버릇은 고쳐지지 않았어요. 저번에 이종사촌 누나랑 유령 만화 영화를 본 후, 더 겁이 늘었어요. 오늘도 잠이 곤히 들었다 문득 눈을 떴는데, 분명 유령이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어요. “엄마, 불, 불” “왜 그래?” 엄마는 깜짝 놀라 불을 켰어요. “유령들이 나를 쳐다 봤어요.” “자다가 꿈꿨구나” 엄마는 할 수없이 조명등을 사서 밤마다 켜주셨어요. 여름방학이 되어 이종사촌 누나가 놀러 왔어요. 밤이 되어 누나랑 내 방에서 자려고 침대에 누웠지요. “너무 밝아서 너랑 못 자겠어.” 누나는 베개를.. 2022.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