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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16

내 이름이 뭐게요? 우리 엄마는 '걱정 대마왕'이랍니다. 내가 초등학교 입학 한 후로 걱정이 더 늘었지 뭐예요. "찻길 건널 때 오른쪽, 왼쪽, 앞으로 차가 한 대도 없을 때 건너라. 운동장에서 펄쩍펄쩍 뛰지 마라. 계단 오르내릴 때 다리를 쫙쫙 펴라. 친구 일에 끼어 들어 선생님 눈밖에 나지 마라. " 매일 똑같은 잔소리를 지겹도록 한답니다. 특히, 낯선 사람 조심 하란 소리를 내 귀에 새겨질 정도로 많이 하셨지요. "네 이름, 전화 번호, 주소, 엄마 아빠 전화 번호 절대 가르쳐 주면 안 돼" "네,네, 네" 난 듣기 싫어 급히 집을 나섰지요. 하루는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 지우개를 주길래 태권도 사범 님께 내 이름과 전화 번호를 적어 주곤, 엄마의 잔소리를 몇 날 며칠 들어야 했지요. "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어떤 .. 2022. 6. 5.
우기기 대장 오늘따라 심심했어요. 베란다 밖 놀이터를 물끄러미 보다 외롭게 서 있는 그네에 눈길이 갔어요. "너도 심심해 보이네. 너나 타러 나갈게" 난 곧장 신발을 신고 놀이터로 나갔어요. 그네에 올라 타 다리를 구부렸다 폈다 하며 하늘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지요. 내 몸이 하늘과 가까워지는 기분은 언제 느껴도 짜릿짜릿했어요. 신나게 타고 나니, 미끄럼틀이 타고 싶어졌어요. 두 다리를 쭉 뻗고 두 팔을 수평으로 벌린 채 , 미끄럼틀 아래로 엉덩이를 살살 흔들면 몸이 순식간에 미끌미끌 아래로 내려와요. 네 번정도 타고 나니 재미가 없어졌어요. 시소는 짝이 없어서 못 타고 구름 사다리는 겁이 나서 못 타겠어요. 난 아무나 보이면 놀 마음으로 그네에 앉아 놀이터 입구를 빤히 보고 있었지요. 몇분이 흘렀을까, 내 또래 아이.. 2022. 5. 15.
우리 동네 뚱보 아줌마 우리 동네에는 뚱보 아줌마가 살아요. 덩치는 우리 동네 뒷산만큼 커 보이고, 목소리도 보통 남자보다 더 우렁찼지요. 그런데 남편의 덩치는 아줌마의 반밖에 안 돼, 아줌마 뒤에 숨으면 보이지도 않았어요. 아줌마의 별명이 여러 개인데, '먹보 대장'도 있답니다. 항상 손에 음식을 들고 있고, 입은 오물오물거리고 있어요. 인심도 좋아 아이들이 지나가면 "너 먹어" 하시며 손에 든 음식을 나누어 주지요. 아이들은 아줌마만 보이면, 한 개라도 더 얻어먹으려고 졸졸 따라다닌답니다. 아줌마가 화를 버럭 낼 때가 있어요. 오늘도 시장에서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서 사람들이 다 쳐다 보았어요. "이게 1인분이 아니잖아요?" "무슨 소리야. 1인분 맞아" "내가 매일 사 먹는데 그걸 모르겠어요?" "떡볶이랑 어묵을 매일 세어.. 2022. 3. 4.
양참배 태민이 태민이 별명은 '양참배' 랍니다. 양보 잘 하고, 참을성 많고, 배려심 깊다며 친구들이 지어줬지요. 특히, 여자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답니다. "난 태민이랑 사귀고 싶어. 내 이상형이야" 반에서 목소리가 제일 큰 수민이가 선전포고를 했어요. "태민인 내 꺼야. 난 학기 초부터 좋아했는걸" 눈이 큰 해주도 질세라 목청을 높혔지요. '내가 무슨 물건인가? 그리고 난 너희들한테 전혀 관심없거든' 태민이는 피식 웃고 말았어요. "여자 애들한테 인기 많아 좋겠네" 샘쟁이 민수가 태민이 어깨를 툭 쳤어요. "난 관심없어!" "그럼 누구한테 관심 있는데?" 민수와 눈이 마주치자, 내 마음 속 짝사랑이 떠올라 얼굴이 붉어졌어요. "아무도 없어" "얼굴이 빨개지는 걸 보니 있는데" 태민이는 자리를 피해 버렸어요. 사.. 2022.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