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화7

백숙이 될 뻔한 삐악이 며칠 전부터 민주가 다니는 초등학교 교문 앞에 병아리 장수 할아버지가 하교 시간에 맞춰 와 계셨어요. 아이들은 앙증맞은 병아리들에 반해 우르르 몰려 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쳐다보고 있었지요. 용돈이 있는 친구들은 병아리를 사들고 보물단지처럼 품에 안고 집으로 갔어요. 민주는 그 아이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 볼 뿐이었지요. 오늘 학용품 사고 남은 돈이 있어, 병아리를 살까말까 망설이고 서 있었어요. "내가 엄마한테 잘 말씀드릴게. " 민주는 오빠의 말에 용기 내서 병아리 한 마리를 사버렸어요. 집에 오자마자 슈퍼에서 구해 온 과자 상자에 병아리를 넣고, 방에 꿀단지 모시듯 놔뒀어요. " 학교 앞에서 산 병아리는 오래 못 살던데." 작은언니는 동생들 놀리기가 취미였지요. 민주는 그 말에 아랑곳 않고 지극.. 2022. 1. 31.
기억을 갉아 먹는 균 우리 옆집 할머니는 성격이 참 이상해요. 어느날은 인사하면 ' 이쁜이로구나!' 하시고, 어느날은 '너 , 누구니?' 라고 하시며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시는거 있죠. 또 손에 든 짐을 들어 드리면 어느날은 '고맙다, 우리 귀염둥이' 하시며 사탕도 주시는데 어느날은 '고얀 것, 왜 남의 물건 뺏어 가누?' 라시며 화를 버럭 내셨지요 "엄마, 옆집 할머니 마음 속에 천사와 악마가 함께 사나봐" 나의 울먹이는 목소리에 "모든 사람은 다 그래. 그리고 연세 드시면 감정기복이 더 심해지셔" 엄마는 내 어깨를 토닥여 주셨어요. "감정기복이 뭐야?" "좋았다, 싫었다 하는 왔다갔다 하는 마음이야" "사실 나도 마음이 왔다갔다 해" 난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몸이 아프면 감정기복이 더 심해지셔. 화를 내시면, 많.. 2022. 1. 27.
심부름 놀이 오늘 엄마가 처음으로 심부름을 시키셨어요.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해" "네" 난 씩씩하게 대답하고 만원을 호주머니에 쏙 넣었어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다섯 걸음쯤 가다보니, 만원이 잘 있나 궁금해졌지요. 호주머니에 손을 쑥 넣어 만원을 만져보고, 손을 쏙 뺐어요. 오십 걸음쯤 가다 또 만져보고 손을 냉큼 뺐지요. 이백 걸음쯤에 도착한 마트에서 엄마가 사란 물건을 들고 계산대로 갔어요. 호주머니에 손을 넣는 순간, 내 눈이 똥그래졌어요. 만원은 호주머니에도, 바닥에도, 왔던 길 되돌아 가봐도 꼭꼭 숨어버려 보이지 않았어요. ' 손으로 자꾸 만져보지 말걸. 도로 위에서 이리저리 나뒹굴고 있나? 자동차 바퀴에 실려 갔나? 누가 주워갔나?' 집에도 못 들어가고 한참을 찾다, 집에 돌아와 울음을 터뜨려 버렸어요... 2022. 1. 24.
우리 집에 온 산타 우리 집에 온 산타 올해 크리스마엔 산타할아버지께 무슨 선물을 사달라고 할까? 이것저것 생각해 보다, 마트에서 분홍색 꽃반지를 보았어요. “ 와, 예쁘다. 산타할아버지께 이 반지 사달라고 해야지.” 잠자리에 들기 전 삐뚤빼뚤 글씨로 쓴 편지를 선물 주머니에 넣고 잠이 들었어요. 난 크리스마스가 다가 올수록 잠이 푹 오지 않았어요. 산타할아버지를 보고 싶은 마음에 잠에서 몇 번이나 깼어요. 그날은 이불에 오줌 누는 꿈을 꾸고 놀래 깼어요. 다행히 옷이 젖지 않았지요 다시 잠이 들랑말랑 할 때 였어요. 내 방문이 스르륵 열렸지요. 분명히 누군가가 내 방으로 들어왔어요. ‘산타할아버지인가?’ 갑자기 내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어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긴 머리에 안경 낀 우리 엄마인걸요. 엄마는 선물 주머니에 무.. 2022. 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