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세발 자전거
나는 조그마한 세발 자전거랍니다. 수민이가 네살 생일 선물로 할아버지께 받은 귀여운 자전거지요. 수민이는 한동안,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밖으로 나와, 나를 타고 동네 여기저기를 누비며 다녔답니다. "와, 자전거 멋지네." 지나가던 사람들의 칭찬에, 내 몸이 들썩들썩거렸지요. 그러던 어느 날, 물웅덩이를 지나가던 내 몸이 갑자기 옆으로 쓰러지며,수민이의 팔에 빨갛게 피멍이 들었지 뭐예요. 그날 이후,난 자전거 보관소에서,하염없이 주인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어요. 반짝반짝 빛나던 내 몸은 점점 흙투성이,먼지투성이가 되어갔지요. 사람들은 내 의자 위에 재활용 가방을 놓고 가버리고, 발로 한 번 툭툭 차고 가기도 했어요. 나는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렸답니다. "우리 애기,그건 버리는 물건이야,엄마가 새걸로 사줄게"..
2023. 10.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