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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글자가 된 그림

by 정안나 2022. 1. 20.

글자가 된 그림

“엄마, 저 그림은 뭐야?”
“응, 저건 그림이 아니고 한글이야.”
“한글?”
“우리 나라 말을 글로 만들었어.”
난 모두 이해할 순 없지만 알듯말듯
알 듯에 더 가까워요.

아빠가 사 주신 그림낱말 카드
“아, 이 글자가 우산이래.”
“그래, 이 글자가 가방이구나.”
“어~ 가방 할 때도, 가위 할 때도 ‘가’가 있네.”
어느 순간 똑같은  글자 맞추기가 재미나요.

엄마, 아빠랑 간 마트
내가 좋아하는 과자 이름에도, 내가 좋아하는 인형 위에도 글자가 있어요.
“계란 과자, 미미공주.”
“어머, 우리 서현이 글자도 다 읽네.”
엄마의 뽀뽀세례
글자에서 빛이 반짝반짝

에스컬레이트 앞 바닥에 적힌 큼지막한 글자 몇 개
난 엉덩이를 치켜세워 얼굴을 바닥으로 들이 밀었지요
손가락으로 글자 한 자 한 자 짚어가며
자신만만하게
“감, 라, 오.”
또박또박 읽었어요.
“세상에 우리 서현이 천재인가봐. ‘올라감’을 다르게 읽다니.”
엄마는 왼쪽 볼, 아빠는 오른쪽 볼에 쪽쪽쪽 뽀뽀 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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