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1 백숙이 될 뻔한 삐악이 며칠 전부터 민주가 다니는 초등학교 교문 앞에 병아리 장수 할아버지가 하교 시간에 맞춰 와 계셨어요. 아이들은 앙증맞은 병아리들에 반해 우르르 몰려 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쳐다보고 있었지요. 용돈이 있는 친구들은 병아리를 사들고 보물단지처럼 품에 안고 집으로 갔어요. 민주는 그 아이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 볼 뿐이었지요. 오늘 학용품 사고 남은 돈이 있어, 병아리를 살까말까 망설이고 서 있었어요. "내가 엄마한테 잘 말씀드릴게. " 민주는 오빠의 말에 용기 내서 병아리 한 마리를 사버렸어요. 집에 오자마자 슈퍼에서 구해 온 과자 상자에 병아리를 넣고, 방에 꿀단지 모시듯 놔뒀어요. " 학교 앞에서 산 병아리는 오래 못 살던데." 작은언니는 동생들 놀리기가 취미였지요. 민주는 그 말에 아랑곳 않고 지극.. 2022. 1. 31. 이전 1 다음